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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살리고 신성장 찾고" 이유있는 오픈이노베이션

2024.05.03

"감나무 밑에서 입 벌리고 있을 게 아니라 필요하면 직접 사다리를 놓고 감을 따야죠."

피부과·비뇨기과 전문의약품 중심 2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동구바이오제약. 화려함보다 내실을 챙기는 안정적 경영으로 꾸준한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최근 신약 개발사 큐리언트 M&A(인수합병)에 1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공격적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내수에 집중된 매출을 글로벌로 넓히려는 포석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예방·진단·치료·관리 등 토탈헬스케어 구축에 나선다. 더벨은 문정바이오CEO포럼 현장에서 만난 조용준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에게 큐리언트 인수 배경과 성장 전략을 들어봤다.

◇글로벌 진출 포석, 직간접 '투자' 통한 토탈헬스케어 구축

조 부회장은 직함 부자로 유명하다. 동구바이오제약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데 더해 문정바이오CEO포럼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바이오 클러스터 중 한곳인 문정에서 좌장 역할을 하고 있다. 중견제약사 모임인 한국제약협동조합장을 맡고 있기도 하고 공동물류센터인 피코이노베이션의 초대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업계 일이라면 그 누구보다 앞장서는 인물인 그가 갑작스레 바이오텍 인수를 하고 나서며 또 한번 회자가 됐다. 동구바이오제약이 최근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 확장에 힘쓰고 있다는 점과 맞물린다. 제네릭 판매와 CMO(위탁생산) 등 국내 사업에만 매몰되지 않겠다는 각오다.

문정바이오CEO포럼도 이러한 움직임의 일환이다. 바이오텍과 적극적 협업을 통해 글로벌 사업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더벨에 "지금은 융합의 시대고 옥석을 가리면 좋은 기업이 많다"며 "투자 환경이 좋지 않아 어려운 곳이 많은데 협업해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차원으로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려운 업계를 도우면서 동구바이오제약의 성장 산업을 고심하는 전략, 결국 투자였다. 2012년 노바셀테크놀로지를 시작으로 여러 바이오텍과 손을 잡았고 결실도 있었다. 뷰노, 지놈앤컴퍼니는 상장 전 투자해 코스닥 입성까지 마쳤다. 2018년 투자한 디앤디파마텍은 내달 기술특례상장 예정이다.

2021년에는 투자 전문 자회사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본사에서는 시너지를 낼 전략적투자(SI)에 집중하고 로프티록에서는 재무적투자(FI)를 노린다. 기존 전문의약품 기반 매출 외에도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노력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의 작년 매출은 21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 늘었다.

조 부회장은 "내년에는 매출 3000억원, 그 이후 5000억원까지 준비돼 있다 본다"면서도 "그 이상을 가려면 여러 기업과 글로벌 생태계를 짜고 상생 구조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A는 'R&D' 시간 단축, 예방부터 관리까지 밸류체인

최근 역대 최대 규모인 1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큐리언트은 앞서 진행했던 일부 지분 투자와는 결이 다른 보다 공격적인 베팅이었다.

조 부회장은 "R&D로 글로벌에 나아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M&A는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며 "그동안 쌓은 인사이트를 토대로 빠른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큐리언트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투자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큐리언트는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Q702, Q901을 단독 또는 키트루다 병용투여 임상 진행 중이다. 독일 자회사 QLi5테라퓨틱스를 보유해 차후 유럽 진출에도 용이할 것이라 판단했다.

추가 M&A도 검토하고 있다. 사업망 확대를 통해 글로벌과 매출 신장,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3월에는 저선량 엑스레이 의료기기 기업 오톰에 2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오톰은 자사 제품을 중동, 동남아, 유럽 유통망을 통해 수출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추가 M&A도 검토하고 있다"이라며 "예방, 진단, 치료, 관리 영역을 다루는 토탈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작년부터 집중해 온 동남아 사업도 청사진의 한 축이다. 작년 2월 라오스 최대 민간 기업 LVMC 홀딩스와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필리핀, 베트남에 이어 2월에는 몽골 의약품 제조회사 문킨툰, MEIC와 합작 몽골현지공장 설립과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조 부회장은 “우리가 미국이나 유럽을 당장 가는 건 솔직히 어렵다"며 "아세안 국가 진출을 시도한 건 다국적 기업과 경쟁이 적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 더벨ㅣ 한태희 기자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2404181343141400102741]